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미 지명위원회(BGN·Board on Geographic Names)가 지금까지 한국령으로 표기해오던 ‘독도-리앙쿠르 암(Liancourt Rocks)’을 최근 ‘분쟁지역’으로 바꾸고, 미 국방부 산하 국립지리정보국(NGA)가 독도를 '주권 미(未)지정 지역'으로 지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국정부가 당혹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입장변화에 대한 이유는 미국의 현 경제상황을 들여다보면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은 현재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해 그야말로 경제가 거의 자력갱생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지 않는 이상 스스로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초토화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부동산 상승기에 이것을 담보로 남발된 카드로 인해 대량 신용불량 사태가 발생하여 내수경기 조차도 장기침체기에 접어들기 직전이라고 볼 수 있으며, 매년 증가하는 재정적자까지 겹치면서 미국 자체적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USA달러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국채를 발행하여 재정적자를 메우는 것도 어려운 처지에 이르렀다.
쉽게 말해서 미국경제는 현재 사람으로 치면 뇌사상태라고 볼 수 있다. 산소 호흡기를 언제 뗄 것인가 하는 시한부적인 운명에 처해있는 것이다. 다만 돈을 수혈하여 얼마만큼 더 명줄을 끌고 가느냐 하는 문제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 돈을 수혈해 줄 수 있는 곳이 아랍권의 석유재벌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다. 하지만 아랍권이나 중국, 러시아 등은 미국이 그다지 반기지 않는 곳이다. 유일하게 미국이 긍정적으로 자금지원을 요청한 곳이 일본이고 일본 또한 미국의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GN과 NGA의 독도표기가 일본에게 유리하도록 수정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 이빨 빠진 호랑이내지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미국으로서는 구세주와 같은 일본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의 미국=일본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미국에게 한국의 국익 따위에 안중에 있을 리 만무한 일이다.
그러나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에 일본의 자금을 수혈한다고 해도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미국의 파산은 시간문제일 뿐 이미 기정사실화된 일이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 가장 크게 물려있는 나라가 일본과 중국으로, 미국이 파산하는 날 일본과 중국의 경제 또한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적지 않은 금액이 물려있어 다소 위기에 처할 수 있지만 일본과 중국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대비한다면 견딜만한 힘은 충분히 비축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 때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의 주지사가 대통령 노릇을 하고 일본과 중국이 흔들거리는 그 때를 말이다.
우리는 고난의 역사를 견디며 지금의 상황을 기다려왔다. 이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30세기를 기다린 기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여, 국회여, 청와대여, 국민들이여, 좁쌀같이 놀지 말고 뜻을 모으고 똘똘 뭉쳐 후세대들이 큰 포부를 갖고 뜻을 높게 넓게 깊고 크게 세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지도해야 할 것이다. 세계를 이끌 인재들을 키워내야 한다. 기회는 두 번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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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부시로서는 전쟁으로 얼룩진 자신의 행적을 한․미 FTA라도 임기 내에 마무리하여 치적으로 남기기를 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미감정을 고조시켜 한국방문의 성과가 축소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임기를 엄마 남겨두지 않은 부시 행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원래가 국익에 따라 어제의 동지를 하루아침에 배반하고 적으로 몰아 초토화를 시키는 나라이다. 가까이는 미국의 대 이라크전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이라크가 이란과 전쟁을 벌일 때는 이라크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던 미국이 이라크에게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를 제조하고 있다는 엉뚱한 혐의를 덮어씌워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다.
우리도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 97년에 우리가 당했던 IMF도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수작에 의해 우리가 당했던 일이다. 항상 경계하고 방심해서는 안 되는 나라가 미국이다. 우호적인 관계는 유지하며 가되 배신자의 속성을 품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