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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한국 혼자만의 착각

현도학회 2008.06.12 13:06 조회 수 : 2116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외교관련 격월간지인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에 ‘일본과 호주를 동맹국으로, 한국을 글로벌 파트너’로 표현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외교관련 전문잡지에 미국의 국무장관이 기고한 글이니 미국 정부의 한국을 상대하는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동맹과 파트너는 어감도 다르지만 친밀도의 깊이에 있어서도 상당히 다른 표현이다. 쉽게 말해서 동맹은 죽으나 사나 함께 가겠다는 것이고, 파트너는 맘에 들지 않으면 교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DJ정권과 노무현 정권에서 친북정책을 표방하면서 미국에 다소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서 대외적으로 친미정책을 표방하고 대통령이 가장 먼저 미국을 방문하여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음에도 미국 정부가 한국을 동맹이 아닌 파트너로 표현하고 있다는 것은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미국은 한국을 단지 이용하기 위한 수단 이상으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지난 1997년 한국이 IMF의 구조자금을 받게 된 것도 그 실상은 미국이 조장하여 만들어진 위기였다. 경제적으로 빼먹을 만큼 성장하자 외환위기를 맞도록 하여 한국의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경제식민지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반면에 일본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에 의해 고도의 성장을 이룩했음에도 미국에 의해 경제가 잠식당하지 않은 것은 처음부터 미국이 강력한 동맹국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그 동안 많은 한국인들과 정부는 미국을 한국의 강력한 우방국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만의 착각이었다. 미국은 한국이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느껴질 때 언제라도 우리에게 등을 돌리고 적으로 대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러한 나라에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간·쓸개 다 빼주고 왔으니 얼마나 억울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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