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에 입문한지 한달여 만에 하늘의 성좌를 현상으로 본 초심자에게  

일체(一切)의 일어나는 마음을 비워라.
마음은 본래 텅 비고 아무것도 없는 것인데, 태어나 성장하며 보고 듣는 가운데 수천수만 가지의 마음이 만들어진다. 수행자가 자리를 잡고 앉아 수행에 들어가면 마음을 비우고 비워도 더 많은 잡념들이 계속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수행 중에 보이게 되는 현상(現象) 또한 그러하다. 단전이 개통된 이후에는 수행의 초기부터 여러가지의 현상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을 마음에 담아 두고자 하지 말고 또 다른 것을 보고자 하지도 말라. 수행 중에 우연히 현상을 보았다고 이것을 또 보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오히려 잡념으로 자리잡아 현상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수행의 초기에 보이는 현상은 모두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허상일 뿐이니, 보이는 것에 개의치 말고 마음을 비우는 데에만 전념하라.

두렵고 힘들다는 마음도 갖지 말고 정진하라. 그러면 마음은 점차 비워져 갈 것이며, 수행 중에 간혹 의지와는 관계없이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수행을 계속함에도 보여지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이것도 잘못된 것이다. 현상을 의도적으로 보고자 해서가 아니라 수행 중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은 수행자의 마음이 점차 비워져가며 수행이 바른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수행자는 또한 내적으로는 사단칠정(四端七情)의 마음이 수시(隨時)로 일어나도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옮기지 말라. 이는 곧 마장(魔障)에 빠지는 것이다. 즉 보고 듣는 것에 마음이 따라 움직이며 동요해서는 안 된다. 또한 외적으로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풍, 한, 서, 습, 조, 화(風, 寒, 暑, 濕, 燥, 火 ) 즉 육기(六氣)의 변화에 개의치 말고 수행에만 전념해야 한다. 조식수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호홉에 의지하여 내적.외적 요인에 의해 마음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각들을 떨치고 비워나가는 것이다. 수행자는 오로지 조식에만 전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