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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상상소주천, 거짓소주천, 소주천

현도학회 2006.04.24 10:08 조회 수 : 3237

조식수행을 하는 수행자들 중에는 소주천을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이들이 실질적으로 소주천을 완성했고 아니고를 떠나서 이제 막 입문한 수행자들을 현혹하여 수행의 길을 오도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소주천을 완성했다고 하는 이들을 분류해보면 크게 3분류로 나눌 수 있는데, 상상소주천, 거짓소주천, 실제 소주천이 그것이다.

상상소주천은 소주천이 돌기를 바라는 수행자의 간절한 마음이 작용하여 실질적으로 기운이 소주천의 행로를 도는 것으로 느끼는 감각에 의지하여 소주천을 완성했다고 말하는 것이다. 얼마전 모 동물원에서 늑대가 임신한 것으로 알고 24시간 감시해가면 돌보다가  출산시기가 되어도 출산을 하지 않자 초음파 검사를 해보고 뱃속에 새끼가 없는 상상임신임을 알고 허탈해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이 늑대가 임신한 늑대와 똑같이 배도 불러오고 젖꼭지도 커지고 호로몬 검사를 해도 양성반응이 나와 모두 임신한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과는 상상임신이었다는 것이다. 즉 늑대가 스스로 임신한 것으로 착각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소주천도 이와 마찬가지의 경우가 있다. 소주천의 행로에서 실질적으로 기운의 감각을 느끼고 수행을 계속함에 따라 이것이 소주천의 행로를 따라 도는 것을 느끼게 된다. 수행자 자신도 이러한 감각에 속아 소주천이 완성된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기운이 돌았다고 해서 소주천을 완성했다고는 볼 수 없다. 자통에서부터 소주천을 완성하기까지에는 그에 상응하는 현상을 겪고 보게 된다. 그렇지 않고 기운만 돌아가는 감각을 느꼈다고 하면 이는 늑대의 상상임신과 같은 상상소주천에 불과한 것이다.

다음으로 거짓소주천이다. 기운이 돌아가는 감각도 그 어떤 것도 없었으면서 소주천을 완성했다고 입으로 하는 소주천이다. 거짓소주천은 대부분 오랜 세월을 수행에 바치고도 어떠한 성취와 공효도 얻지 못하게 되자 오랜 세월을 바친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인해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하는 소주천이다. 이런 이들은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소주천 뿐만이 아니고 대주천까지 완성했다고 하며 말로는 도통까지 하는 이들이다. 다른 사람이 이미 써놓은 온갖 글들을 섭렴하여 자기것처럼 자랑하여 바른 길로 가고자 하는 수행자들을 현혹하여 방해하는 수행계의 암적인 존재들로 주변에 흔히 존재한다.

수행은 기운의 감각과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닦아 스스로 성취를 이루어 나가는 수행길에서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세치 혀로 아무리 남으로부터 높은 추앙을 받는다고 한들 그것은 죄업만을 늘려가는 것이며 올바른 수행길에서 자신을 더욱 멀어지도록 하여 스스로 벼랑으로 내모는 것과 같은 것이다.

아무리 오랜 세월을 바치고 많은 공을 들이고도 수행의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면 그것을 보상받는 길은 남을 속여서 인정받고 추앙받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것을 깨달았을 때 바로 고쳐서 실행에 옮겨 남은 세월동안이라도 최대한의 성취를 스스로 이루는 것이다.

이제 막 수행에 입문하는 수행자들도 남의 말에 귀기울이기 보다는 '수행은 각 단계에서 그에 상응하는 현상을 보지 못하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올바른 방법에 따라 스스로 정진하여 나간다면 거짓 수행자들에게 속아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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