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순리에서 벗어나니
하늘이 백성에게 그 죄를 묻는구나.
님 대신 받는 벌에 백성의 고달픔은 끝을 알 수 없고
먹구름은 하늘을 덮어 그림자를 본지가 오래 이고
날마다 비를 뿌리고 천둥번개 천지를 진동한 것이
열 손가락을 펴도 그 수가 모자라 헤아릴 수 없고
일꾼이 지게를 세워 두어도 님은 알지 못 하네
삼복을 뒤로하고 가을을 재촉하는데
여물지 않은 곡식에 벌레 먹은 과일
땀내 나는 베적삼 구리 빛 얼굴에 깊은 주름 눈에 총기 잃은 농부는
손놀림 원망하며 땅이 꺼져라 한숨만 짓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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