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은 납치한 한국인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탈레반 포로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이 이루어져 탈레반 포로들이 석방되고 피랍된 한국인들이 풀려난다면 한국은 국가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놓여 있다.

우선 탈레반 포로들을 석방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미국이 결정권을 가진 문제이기 때문에 납치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과 협상해야만 한다. 그러나 탈레반 포로의 석방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 이것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에 큰 무엇인가를 건네주거나 양보하지 않고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정부로서는 그들의 잘잘못을 떠나 자국민 보호에 대한 의무 때문에 피랍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나서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일단 생명은 구해야 하겠지만 협상이 잘 이루어져 그들을 구한다고 해도 대한민국이 입을 국가적인 손실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 몇몇 국민의 올바르지 못한 처신으로 인해 차후 더 많은 이들이 희생당하고 국가적인 피해까지 감수해야 되는 이러한 상황이 다시 벌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근본적인 책임은 출국한 이들의 잘잘못 이전에 이유야 어떻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험지역에 출국하도록 방치한 정부에게 있다. 정부의 무사안일주의가 이번 사건을 부른 것이다. 차후라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