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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좌초위기의 한의학

현도학회 2007.02.14 13:51 조회 수 : 1899

한미 FTA협상에서 미국이 한의사 자격을 상호 인정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입장도 미국이 유일하게 자격 상호인증을 요구해온 것이 한의사 자격이기 때문에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한의학계는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로서는 생존이 걸린 최대의 위기라고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미FTA 체결로 미국의 동양의학 의사들이 한국의 한의학 시장에 진출할 경우 국내 한의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까지 국내 진출을 강력히 추진해온 중국의 중의학을 막을 명분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미국의 동양의학 의사들과 중국에서 중의학을 전공한 중의사까지 국내에 진출한다면 국내 한의사들은 대부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능력면에 있어서도 국내의 한의사들이 중의사들이나 미국의 동양의들보다 더 뛰어난 면이 없기 때문에 그 위기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오히려 중의사들보다는 능력과 수준이 더 뒤쳐질 것으로 여겨진다. 실질적으로 현재 한의사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그 능력의 부재에 더 원인이 있지 않나 여겨진다.

냉철하게 판단해 볼 때 국내 한의학은 갈수록 퇴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의대를 졸업해도 한의학의 기본인 침조차도 제대로 시술할 수 있는 이가 드물며, 개원을 해도 침술보다는 한약을 파는데 치중하고 있으며, 국내 한의학계에서는 이미 침을 포기한지 오래라 대학에서도 침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아 한의사들이 기존의 사설 침구학원이나 숨은 명인들을 찾아다니며 침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 국내 한의학의 현실인 것이다.

또한 국내에는 한의사들이 침을 시술할 수 있는 법률적인 자격을 가지고 있는 한의사가 아무도 없다. 법률상으로도 침구사법이 존재하지 않으며 단지 보건복지부의 근거가 부족한 유권해석을 통해 한의사의 침술행위가 묵인되고 있을 뿐, 국내에는 침구사법이 존재하지 않아 침구사법이 존재할 때 자격을 부여받은 한의사가 아닌 80세가 넘은 노구의 침구사가 현재 두 명만이 존재할 뿐이다. 한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침을 배워 시술할 수 있도록 침구사법을 다시 만들려는 시도가 있을 때마다 밥그릇을 빼앗길 새라 기존의 한의사들이 침을 제대로 시술도 하지 못하면서 결사적으로 반대하여 무산되어 왔으며, 정부도 한의사가 있기 때문에 침구사법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일은 맹인들에게는 일정한 교육을 통해 침을 놓을 수 있는 자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맨눈을 뜬 사람에게는 자격을 줄 수 없고 눈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손으로 더듬어 침을 놓아도 된다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는 현실인가. 참으로 기막히다 아니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의 한의학은 발전할 길이 없으며, 때문에 의례 침은 효능이 없다는 식으로 일반인들에게 인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도 법률적으로 사용가능한 침의 규격을 정하여 가는 호침(毫鍼) 이외에는 쓰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침술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까지 필요에 따라 발전해온 침을 정부가 전부 무시하고 있는 것이며, 침의 효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부가 정책적으로 한의학을 육성하겠다고 발전방향을 내놓을 때마다 한약에만 치중되어 있을 뿐 침술에 대한 언급은 거의 전무한 지경이다. 정부가 한의학을 단지 한약학쯤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국내 한의학이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로 인한 개방을 두려워해야 하는 현실을 맞은 것은 스스로 자초한 일인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정부와 한의사들 스스로가 한의학의 종주국인 이 땅을 한의학의 불모지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펼쳐왔고 침술을 무력화하기 모습이 역역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대중화보다는 민간의학에 뿌리를 두고 있는 한의학을 한의사들의 밥그릇으로서 전유물화시키고자 했던 데에 큰 원인이 있으며, 인술로서의 한의학이 아닌 침과 한약을 이용한 상술로 한의학을 배워온 데에 따른 결과물인 것이다.

지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동양의 전유물이었던 침술과 한약의 신비를 과학화하고 발전시키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지 않아 우리가 서양으로부터 침술과 한약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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