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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한국이 후회할 날이 올 것(고이즈미 발언의 배경)...

현도학회 2006.05.03 10:49 조회 수 : 2156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강경 발언이후 고이즈미 총리의 취임 5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은 후회할 날이 올 것이다.”라고 했다. 이와 같은 일본 총리의 말을 일부 언론에서는 오만에서 비롯된 발언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지금까지 주변국가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사참배를 강행하여 일본 우익단체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왔던 것처럼 이번에도 우익단체들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발언에 불과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고이즈미의 이러한 언급은 뼈를 담고 있는 말로 심각히 받아들이고 사전에 대비하지 않으면 한국이 위기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즉 고이즈미가 이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상당한 근거에 입각하여 언급한 것으로 뭔가 심상치 않은 준비를 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본 총리가 이러한 언급을 할 수 있는 배경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2006년 3월 10일 일본은행은 2001년 3월 19일부터 실시해오던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 완화정책의 포기를 발표했다. 이는 일본이 통화량 증가를 통해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 자금의 공급을 포기하는 대신, 경기상황에 대응하는 금리중심의 정책으로 선회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고이즈미가 언급한 “한국과 중국의 후회할 날”이라는 것이 바로 여기에 근거를 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일본의 금리인상을 염두에 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내(한국)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첫째, 국내 금리인상,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 등 금융부문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감소, 수출감소 등 실물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둘째, 금융부문에서는 우선 일본의 제로금리 포기는 중장기적으로 한일(韓日)간의 금리차를 축소하여 국내 금리상승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05년 11월 말을 기준으로 1조 1,215억 엔에 이르는 국내은행의 엔화 대출 금리가 상승함으로써 기업의 금융비용 상승 뿐만 아니라, 금융 회사의 신용 리스크가 상승하게 된다. 다시 말해 국내로 유입된 1조 1,215억 엔에 이르는 엔화에 대한 금리가 인상될 경우 한국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일본의 금리 인상에 따르는 엔 캐리 자금의 국내 주식시장 이탈로 인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일본의 금리인상 및 원/엔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의 금융부담을 가중시켜 투자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對日 수입의존도가 높은 부품ㆍ소재 산업의 무역적자 규모를 확대시키게 될 것이다. 이중 특히 IMF이후 증가한 국내은행이 주도해온 엔화대출금리의 상승은 한국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우려가 있다.(참조:e-Research)

이처럼 국내에 유입된 막대한 액수의 엔화로 인해 일본의 금리정책이 변하면 국내경제도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일본이 한국경제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이 이미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고이즈미의 입에서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는 말이 어렵지 않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고이즈미의 발언이 나온 지 오래지 않은 지금 얼마 전까지 극도의 대립관계를 보이던 일본과 중국이 화해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고 있다. 이를 우리정부에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이 두 적을 상대하기 보다는 중국과 화해함으로써 역량을 집중시켜 한국을 먼저 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금 우리정부가 이러한 상황을 다각적으로 분석하여 대비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자들의 현명한 대처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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