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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한양의 뒷문인 숙정문

현도학회 2006.04.06 14:09 조회 수 : 2167

북악산 숙정문 일대의 서울 성곽이 개방됐다. 1968년 1월21일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북악산 일대의 출입이 금지된 지 38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 것이다. 숙정문은 흥인지문(동대문), 돈의문(서대문), 숭례문(남대문)과 함께 경복궁의 뒤 북쪽으로 난 북대문으로 서울의 4대문의 하나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태종13년(1413)에 풍수가인 최양선이 풍수지리학적으로 경복궁의 양팔이 되는 창의문과 숙정문을 사람들이 통행하는 것은 지맥을 손상시킨다는 상소를 올린 이후 두 문을 폐쇄하고 통행을 금지시켰으며, 숙정문을 열어놓게 되면 한양의 음기가 세어져 부녀자들이 음란해지고 바람이 난다고 하여 또한 폐쇄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즉 한양의 뒷문인 숙정문을 열어놓는 것이 흉하다는 이유 때문에 폐쇄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치적으로도 상당히 근거가 있는 말이다. 뒤라고 하는 것은 전면(前面)을 양(陽)이라고 보면 음(陰)을 뜻하는 것으로, 사람에게 있어서는 여자에 해당된다. 즉 여자에게 음기(陰氣)가 세어져 바람이 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뒷문이라고 하면 본래 정문으로 떳떳하게 드나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몰래 출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은 바람을 피거나 도박을 하거나 늦게까지 주색을 즐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숙정문이 폐쇄된 이유를 단순히 미신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만은 없는 것은 숙정문을 한양이라는 거대한 집의 문이라고 볼 때 작게 축소하여 그 이치를 적용시키면 일반 가정의 주택에도 똑같이 적용되어 집의 구조와 길흉의 상관관계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이 바라보는 방향을 중심으로 하여 대문이나 현관문이 제대로 위치에 맞추어 난 집과 집의 방향에 대해 뒤로 난 집은 길흉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이것을 이치적으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실제로 주변에서 그러한 집들의 생활상을 비교해보면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집의 대문이나 현관문이 뒷쪽으로 난 집들은 가난한 집들이 많으며 사업의 실패,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가 하면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사건이나 사고에 접하게 되거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배신이나 따돌림을 당하여 어려움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러한 집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바람이 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물론 그러한 집에 새로 이사를 갔다고 해서 갑작스럽게 흉한 일들을 당하다는 말은 아니다. 점차 자신이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금씩 점차적으로 그러한 모습으로 바뀌어가거나 변해가면서 헤어나기 어려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집을 짓는데도 경제논리만으로 땅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윤을 내거나 사람들의 편의에 맞추어 집의 구조를 제멋대로 하다보니 겉보양과 내부는 값비싼 자재들로 치장하여 호화찬란하지만, 길흉의 이치로 보면 시골에 제대로 갖추어진 집만도 못한 집이 대부분이다. 특히 계속하여 부쩍 늘어가고 있는 아파트를 보면 거의 60%이상이 현관문이 집 뒤로 나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옥구조의 형태와 현대사회의 퇴폐적이고 타락적인 풍조와도 결코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다.

반대로 집의 대문이나 현관이 바르게 나있고 구조가 제대로 갖추어진 집은 사는 사람의 모습이 완전히 다르다. 생기 넘치고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매사에 의욕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것은 미신이라고 하며 지리의 이치를 무시해 버리는 경향이 많이 있지만, 자연계에서 인간의 과학기술의 수준으로 그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지구상의 모든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조차도 결과만을 가지고 해석하는 것일뿐 그 실체는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대과학이다. 소라껍데기로 바닷물의 양을 헤아릴 수 있다고 여기는 어리석음은 버려야 할 것이다. 지리의 이치에 따른 길흉은 사람의 의지나 믿음과는 관계없이 갖추어진 그대로 예외도 없이 결과로써 보여주는 것이다.

수맥과 같은 것은 너도나도 않좋다고 하니 두려운 마음에 피하려고 하면서 지리의 이치에 따른 길흉은 별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나 지리의 이치에 따른 길흉이야 말로 보이지 않는 속에서 사람의 생사를 가르기도 하며 운명을 움직이는 무서운 힘이라 할 것이다.


※양택삼요(陽宅三要)
양택(陽宅:집)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조(竈), 문(門), 주(主) 즉 부엌, 대문, 안방이다. 이 세가지가 양택에서는 가장 중요하다고 하여 양택삼요(陽宅三要)라고 부른다. 이 중에서 대문의 위치는 그 집의 길흉의 절반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문을 내는 이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보면

"태양은 양(陽)의 기운을 달은 음(陰)의 기운을 관장하며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 태양은 낮에만 작용하고 달은 밤에만 작용한다. 양(陽)의 기운을 먼저 받고 강하게 받는 방향에 대문을 내는 것이며, 음(陰)의 기운을 먼저 받는 쪽에는 문(門)을 내서는 안 된다. 양(陽)은 밝고 음(陰)은 어둡다. 양(陽)은 생장하고 음(陰)은 죽음과 떠남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내용에 대문을 내는 이치가 모두 담겨 있다. 이것만 제대로 이해하여 활용할 수 있다고 하면 양택에 대해서는 절반은 익힌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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