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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한식에 왠 성묘를?

현도학회 2002.12.12 14:26 조회 수 : 2797

요즘들어 언론매체들이 한식이 무슨 전통명절이라도 되는 듯이 이야기를 하며, 이 날 조상 산소에 찾아가 제를 올리거나 성묘를 하는 것을 당연스럽게 보도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한식은 우리민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날이며, 더욱이 조상의 무덤을 찾아가 성묘를 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날이다.  

한식의 유래를 살펴보면, 옛날 중원에서 진문공(晉文公)이 패업(霸業)을 이룬 뒤에, 여러 곳으로 피난생활을 하며 고락을 같이하던 사람들이 서로의 공을 시기하고 다투었다. 이를 본 계자추(介子推)라는 충신(忠臣)은 진문공에게 누(累)가 되지 않기 위해 어머니를 등에 업고 면산(綿山)으로 숨어들었는데, 계자추의 마음을 가상히 여긴 진문공이 그가 산에서 나오도록 하기 위해 산밑에서 불을 질렀으나 끝내 나오지 않고 타죽어 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슬퍼한 진문공이 계자추를 추모(追慕)하기 위해 이 날을 한식(寒食)이라 명하고, 백성들에게 이 날만큼은 불을 피우는 것을 금(禁)하고 찬밥을 먹도록 한 것에서 유래한 것이 바로 한식이다. 즉 한식은 계자추를 추모하는 날일 뿐, 우리민족과는 어떤 연관성도 없으며, 조상에게 성묘하는 것과는 전혀 무관한 날이다. 진나라 백성도 아니고 신하도 아니면서 중국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길일(吉日)을 선택해서 해야 될 일들을 계자추 같은 충신(忠臣)이 불타죽은 흉일(凶日)에 하는 것이 좋다고 하니, 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일인가? 이러한 풍습이 우리민족에게서 아직도 만연하고 있는 것은 모두 맹목적으로 중국의 것을 따르고 추종하던 사대주의 사상이 아직까지 만연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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