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자가 도를 이루어 성공하면 업장이 소멸된다고 하는 내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업장이 소멸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 동안 살면서 지은 모든 죄를 용서받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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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道)를 이루면 업장이 소멸된다고 하는 것은 죄를 용서 받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행자 자신의 업장뿐만 아니라 조상도 구원을 받습니다. 현대사회의 형법체계에 비유하면 형을 사면 받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유념할 것은 죄를 지은 인연관계까지 다 풀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살인을 했을 때 그 죄에 대한 형벌로 징역 10년을 살다가 사면을 받아 1년 만에 나올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피해자들이 살인자에게 갖는 분노와 증오까지 풀리는 것은 아닙니다. 즉 이 세상에 있을 때 지은 죄가 깊어 죽어서 영혼이 지옥에 떨어졌을 때 구원을 받아 지옥에서 나올 수는 있지만, 이 세상에 다시 오면 그 지은 죄의 대상이 됐던 이들과 인연관계가 있어 앙갚음을 받게 되는 것까지 소멸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도(道)를 이루었다고 해도 사는 동안 지은 죄가 있을 때는 지옥행은 면하더라도 소나 돼지와 같은 가축으로 태어나 피해자들의 영혼이 환생한 이들에게 평생 동안 부림을 당하고 나중에는 고기와 가죽으로 보시하고 그 인연을 풀기도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