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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까마귀

삼원학회 2014.04.29 13:36 조회 수 : 932

까마귀야 너는 어찌하여 백로를 멀리 하느냐!

백로의 옷은 흰 때문에 여러 무리가 곱다 한다네. 그러나 너의 옷은 검지 않느냐? 그러기에 너를 멀리하고 백로를 찾는다네. 사람들아 그리들 마소. 까마귀는 백로의 지옥 갈 죄를 닦아 주느라 검게 된 것이라오. 옷이 검다고 속조차 검을쏘냐!

백로는 물속의 어린 송사리, 미꾸라지, 피라미, 붕어와 고동까지 다 잡아먹어 배를 불리다 보니 입가에는 늘 썩은 비린내가 진동을 하지요. 백로가 살던 곳의 나무는 3년 안에 잎이 다 떨어지고 모두 말라 죽어버리는데 까마귀가 사는 곳은 그런 일 없다오. 예나 지금이나 모두 같은 모습이라오.

까마귀는 해충만 잡아먹고 흩어져 없어질 씨앗만 먹는 다오. 그러기에 까마귀를 아는 자는 귀하게 여기지요.

까마귀가 승천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유는, 백로[중생衆生]의 죄업을 씻어 주어 구원하기 위함이라오.

([지장보살地藏菩薩]의 뜻이라오.)


※    관련 시조(時調)

一、 까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쏘냐
       겉 희고 속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직)

一、 뉘라서 까마귀를 검고 흉타하돗던고,
       반포보은(反哺報恩)이 그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허하노라. (박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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