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장례풍습(葬禮風習)에서 후손(後孫)이 조상의 위에 묻히는 것을 매우 금기(禁忌)시하는 풍조(風潮)가 있다. 이유인즉 언제부터인가 지관(地官)들에 의해 이러한 말이 유포되기 시작하면서 이것이 우리의 효(孝)사상과 연관시켜져 후손된 도리(道理)로써 조상의 위에 올라가 조상의 머리에 발을 뻗고 묻히는 것은 예의(禮義)가 아니라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효(孝)사상에서 가장 큰 덕목(德目)은 후손으로써 대(代)가 끊이지 않도록 하여 자손(子孫)을 번창시키는 것을 조상에 대한 가장 큰 효라고 여겨왔다. 옛부터 후사(後嗣)를 얻지 못하면 “죽어서 조상님을 볼 면목이 없다.”고 하여 첩(妾)까지 들여서 대(代)를 이은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이것은 한 가문(家門)의 대를 잇지 못하는 것을 가장 큰 불효(不孝)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로만 본다고 해도 조상의 위에 후손이 묻혀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은 큰 모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산에 조상이 자리를 잡고 그 밑으로만 후손이 묻혀가다 보면 조상이 묻힌 자리 위로 좋은 자리가 있다고 해도 그 자리는 방치되고 나중에는 후손들이 논밭으로 내려가 묻힐 수밖에 없게 되고, 논밭에 무덤을 쓰다보면 유골(遺骨)에 습(濕)이 차서 후손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거나 비명횡사(非命橫死)하는 후손이 나오기도 하고, 어렵게 살아가면 근근이 대를 이어가다가 후사를 얻지 못하여 한 집안이 족보(族譜)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일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큰 불효(不孝)는 없을 것이다. 후손이 크게 번창하지 못하고 이러한 일을 당하는 것을 죽은 조상(祖上)이라도 결코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 와서는 이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효(孝)의 관점으로 본다고 해도 조상의 유골을 편안한 곳에 모시지 않고 습(濕)이 차는 축축한 땅에 모시는 것도 큰 불효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크게 번창하거나 이름을 날렸던 집안 중에는 소위 말하는 역장(逆葬)을 한 집안들이 많이 있다.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집안이나 윤보선(尹潽善) 전대통령의 집안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집안들은 아직까지도 명문가(名門家)로서 크게 번창하고 있는 집안들이다. 이들 집안들이 예(禮)를 모르고 효(孝)를 몰라서 역장(逆葬)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집안들의 예는 역장을 하는 것이 우리의 효사상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으며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좋은 자리를 방치하지 않고 후손이 잘 활용하여 가문을 번창시키고 조상의 이름을 빛낸 집안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역장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속설(俗說)에 불과한 것이며, 이러한 낭설(浪說)에 현혹되어 좋은 자리를 두고도 후손들이 논밭으로 내려가 묻히면서 어려움을 자초하며 살아가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남의 말이라도 이치를 잘 따져보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여 수용할 줄 아는 지혜는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근래에는 조상의 무덤을 나중에는 후손이 찾지 못하고 관리하지 못할 것이라 하여 좋은 자리에 편안히 모셔져 있는 조상까지 화장(火葬)을 해서 납골당(納骨堂)에 모아놓거나 찾기 편한 논밭으로 이장(移葬)을 하는 경우도 있다. 실질적으로는 자신들이 이곳저곳에 모셔져 있는 조상을 일년에 한두 번 찾는 것이 귀찮아서 멀쩡한 유골을 화장하고 논밭으로 모아 놓는 것이면서도 조상을 모신다는 핑계로 효(孝)를 빙자하여 조상에 대한 큰 죄를 저지르고 각종 중병에 걸려 고통을 자초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통탄스러운 세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상을 화장하고 가루내어 납골당에 모아놓는 것은 조선시대 최고의 형벌로 행해졌던 벌로서 죽은 자의 시체를 무덤에서 꺼내어 목을 자르는 부관참시(剖棺斬屍)나 유골을 가루내어 바람에 날리는 쇄골표풍(碎骨瓢風)을 후손이 스스로 자처하여 행하는 꼴이다. 조선시대에 대역죄인에게 이러한 형벌을 가한 것은 죄를 지은 당사자의 흔적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없앰은 물론 유골을 가루내어 바람에 날림으로써 이 조상으로 인한 후손의 발복(發福)을 완전히 차단하고 해(害)가 가도록 하여 후손(後孫)에게 까지 두고두고 형벌을 가하기 위해 행해졌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후손이 스스로 조상의 유골을 불태워 가루내어 조상에게 형벌(刑罰)을 가하고 스스로에게는 물론 후손에게까지 화(禍)를 자초하는 일을 벌이고 있으니, 이 얼마나 배은망덕(背恩忘德)하고 기가 막힌 세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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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대에 와서 납골당을 선호하는 시대가되어 선영을 파내어 화장으로 모시는 경향이 많이 있다. 그러하더라도 조상의 산소(유골)를 파내어 화장하여 과연 잘되는 집안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 봅니다. 우선 정당총재 대표까지 지낸 이 ㅇㅇ는 조상의 산소를 두어 번 옮기더니 이제 화장을 해버렸다 합니다. 그리고 서울시장을 지낸 오 ㅇㅇ씨는 조상 산소가 도시재개발에 걸려 손상을 입게 되자 화장하여 처리했다고 합니다. 지금 어떻게 되었습니까. 시장에 간신히 당선되어 직무를 수행하다 이제는 아예 자연인이 되어습니다. 조상 산소를 함부로 처리하는 것도 문제이고 납골당이 유행한다하여 잘 있는 산소를 파묘하여 그리로 모시는 것도 문제이다. 조상 산소가 吉凶禍福 의 고리가 있음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산소를 모실 수 있는 터가 없으면 어쩔 수없 지만 있는 터는 가능한대로 쓸 수 있게 함이 좋겠다고 여겨봅니다. 풍수가들이 터무니없이 사례비를 요구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삼원학회에서는 당일 식사비와 교통비만 해결되면 조상의 산소와 종산을 감정하여 유골을 모시는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