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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폐기의 기본

삼원회 2015.08.06 15:29 조회 수 : 2069

잡념을 떨치고

 

우선,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 앉아 모든 근육의 힘을 빼고 긴장을 풀어서 몸을 편안하게 한다. 근육에 힘이 들어가면 기(炁)의 소통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음은 오로지 드나드는 숨결만을 의식한 채, 다른 잡념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힌다.

 

일반적으로 무념무상(無念無想)이라고 하나, 무념무상은 의식(意識)을 모두 놓아 버리는 것을 말한다. 조식(調息)은 의식을 모두 놓아버리는 것이 아니다. 의식을 숨결에만 집중시키고 나머지 생각을 모두 버리는 것이다. 즉, 미미하게 들어오고 나가는 숨결에만 정신을 집중시킴으로써 잡념을 물리쳐 나간다는 말이다. 숨결만을 고요히 바라보고 있는 의식에 다른 어떤 것도 끼어들지 않아야 정신통일(精神統一)을 이루게 된다.

 

숨결과 단전을 의식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전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은 초보자에게는 힘든 일이다. 평소에 이러한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에 잡념은 계속해서 피어오르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마음이 비워지지 않는다고 걱정할 일은 아니다. 잡념은 피어올랐다 가라앉았다 반복하는 것이니, 시간을 두고 부단히 노력하면 마음은 점차 비워지게 된다. 처음에는 잠깐씩 마음이 비워지다가, 수행을 오래 지속하다보면 점차 비워지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조식수행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러한 노력을 하는 것이다.

 

‘마음을 비운다’고 할 때의 ‘비운다’에는 크게 두 단계로 구분한다. 첫 단계는 아무런 생각도 일어나지 않아 마음이 마치 파문이 전혀 없는 고요한 호수와도 같은 상태에 이르게 되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고요할 정(靜)’자를 사용하여 입정(入靜)이라고 한다.

 

다음의 단계는 ‘허(虛)에 자리한다’는 뜻으로 입정(入定)의 상태이다. 앞의 설명에서 편의상 비운다는 의미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였지만, 마음을 비운다고 할 때 ‘비운다’의 진정한 의미는 허(虛)에 이르러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입정(入定)을 뜻한다. 입정(入定)은 수행의 한 경지를 의미하는데,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뒤에 현빈(玄牝)의 장에서 자세히 설명하였다. 입정(入定)의 경지는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면 언젠가는 찾아오는 상태이니, 우선 번뇌 망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는 일이 중요하다. 

 

 

 

호흡은 단전으로

 

조식수행을 할 때는 평상시의 흉식호흡(胸式呼吸)이 아닌 단전(丹田)으로 호흡하여 기운이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 인위적인 호흡이 되다보니 숨을 들이쉬면서 단전으로 기운을 내리기 위해 약간의 힘이 가해지게 된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가하게 되면 상기(上炁)가 되어 두통(頭痛)이 생기거나,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등의 상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때 가하는 힘의 정도를 북창 정염 선생의 용호비결(龍虎秘訣)에서는【略如小便時(약여소변시)】라는 문장으로 표현하였다. 이 문장은 ‘소변을 볼 때처럼 아랫배에 정신을 집중하고 약간의 힘을 가하여 기운을 단전으로 내린다’는 뜻이다. 즉, 소변을 볼 때 아랫배에 정신을 집중하고 약간의 힘을 가해야 소변이 원활하게 나오듯이, 숨을 들이 쉴 때에도 아랫배(단전)에 정신을 집중하고 소변볼 때 힘을 가하는 것처럼, 아랫배에 약간의 힘을 미미하게 주면서 순하고 부드럽게 천천히 들이쉬면 기운이 자연히 단전으로 내려가게 된다. 초보자에게는 이것이 원활하게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단전수축운동을 충분히 연습하고 앉은 자세로 수행에 임하는 것이다.

 

내쉴 때는 정신(精神)을 코에 두고 나가는 숨결을 의식하며 천천히 내쉬면 된다. 아무런 잡념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될 수 있을 때에는 들숨과 날숨에 관계없이 단전(丹田)만을 의식하여도 무방하다. 

 

 

 

호흡은 가늘고 길게

 

호흡의 굵기는 가능한 가늘게 하고, 그 길이는 가능한 길게 한다. 또한, 들숨과 날숨의 길이는 같아야 하며, 굵기도 고르게 해야 한다.

‘고르게’라는 의미는 들이쉬고 내쉬는 숨에서 처음,  중간, 끝부분의 숨의 굵기를 모두 일정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일상적인 숨은 들이쉬거나 내쉴 때에 처음에는 굵고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데, 천천히 숨을 쉬며 비교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리고 들숨과 날숨은 한순간이라도 멈추어서는 안 되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한다.

 

용호비결(龍虎秘訣)에서는 입식면면(入息綿綿) 출식미미(出息微微)라 하여 ‘들이 쉬는 숨은 실처럼 가늘고 길게, 내쉬는 숨은 숨이 나가는지 마는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게’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물론, 초학자가 바로 이렇게 하기는 힘들지만, 호흡이 성숙되고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점점 가는 실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이때 정신(精神)은 숨결을 따라가야 한다. 즉, 들이쉴 때는 정신을 단전(丹田)에 두고 들어오는 숨결을 바라보고, 내쉴 때는 정신을 코에 두고 나가는 숨결을 의식하는 것이다. 오로지 정신을 숨결에만 둠으로써 잡념이 없는 정신통일을 이루게 될 수 있다.

 

수행이 진전되면 코에서부터 단전에 이르기까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 생긴 것처럼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이때는 호흡의 길이가 자연이 늘어나는 시기로, 한층 더 분발하여 오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말고 수행에 전념해야 한다. 

 

 

 

단전에 기를 쌓는다

 

기(炁)는 단전이 개통된 후, 면면(綿綿)히 고르고 부드럽게 조식(調息)을 유지하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중에 자연히 쌓이게 된다. 어떠한 특별한 방법으로 기를 쌓는 것이 아니라, 조식수행을 하는 중에 저절로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숨을 들이쉴 때 보다는 내쉴 때에 많이 쌓인다.

 

 

 

여유를 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호흡의 길이보다 조금 줄여서 여유를 두고 하는 것을 말한다. 용호비결에서는 이것을  “항상 한 치의 나머지 기운이 입과 코 사이에 있도록 한다.(常有一寸餘氣在口鼻之間)”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호흡의 길이에서 이를 다 사용하지 말고 조금 남겨서 여유롭게 하라는 것이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둬야 호(呼:날숨)와 흡(吸:들숨)의 전환이 부드럽고 순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호흡에 여유가 있어야 순하고 부드럽게 면면(綿綿)한 호흡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정신통일도 이룰 수 있고 기운도 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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