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용호비결에서는
至於工夫稍熟(지어공부초숙)하야 得其所謂玄牝一竅(득기소위현빈일규)면 百竅皆通矣(백규개통의)니라
[번역]
- 공부가 점차 성숙되어 이른바 ‘현빈일규’(현빈이 한 구멍을 얻음)를 얻게 되면 모든 구멍이 다 통한다. -
이라고 했다. 여기서 구멍은 인체에서 기가 소통하는 통로를 말한다. 그리고 백 가지 구멍은 구멍이 백 개라는 뜻이 아니고 모든 구멍을 의미한다.
백회(百-100 會-모이다) 또한 백 개의 구멍이 모여서 백회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구멍(통로)이 모이는 곳이므로 백회라고 한다.
현빈일규는 문자 그대로 하늘의 현빈에 하나의 구멍이 열린다는 것이며, 백규개통(百竅皆通)은 백회가 열려 현빈과 통하게 되면 이 때 들어오는 하늘의 기운으로 인체의 모든 구멍이 뚫린다는 의미이다.
현빈을 단전으로 오해하여 소주천 시작할 때 기가 단전에서 구멍을 열어 좌협으로 이동하는 것을 현빈일규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 때에는 기의 이동이 비로소 시작하는 초보단계이며 기가 완전하게 소통되지는 않는다. 백회가 열려야 비로소 기가 온 몸으로 막힘 없이 구석구석 통하게 된다.
백회가 열리고 나면 피부의 탄력이나 투명도가 눈에 띄게 달라지며 주름살도 펴지는 등 신체에 많은 변화가 확연하게 일어난다. 이것은 그 동안 막혔던 기의 모든 통로가 완전하게 뚫렸다는 증거이다.
현빈을 단전이라 하고 현빈일규를 기가 좌협으로 밀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는 사람들은 주장의 근거를 용호비결에 두고 있다. 그러나 용호비결 그 어느 구절에서도 이러한 근거는 찾을 수 없다.
이런 말이 나오는 이유는 현빈일규를 직접 체험하지 못한 소치이며 그러한 결과 용호비결을 제대로 해독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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