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祭祀)는 망자(亡者)가 죽은 날에 지내는 것입니다. 죽은 날이 시작되는 시간인 자시(子時)[23:30~01:30]에 지내는 것인데, 이 시간대에 하늘의 문이 열려 망자가 제사음식을 먹으러 오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전날 오후 12시에 지내기 때문에 밤 12시를 사망하기 전 살아있는 날로 생각하고 제사를 망자가 사망하기 전날 즉 살아있던 날 지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제사는 망자가 사망한 날의 자시에 지내는 것입니다. 사망하기 전날 지내는 것이라고 알고 있더라도 밤12시에 지내왔다면 제대로 행해온 것입니다. 밤 12시면 이미 다음 날 자시(子時)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래에 조상을 경시(輕視)하고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풍습(風習)을 미신(迷信)시하는 풍조(風潮)가 만연해지면서 제사를 자시(子時)가 아닌 사망하기 전 날 오후 8시나 9시 경에 지내고 치워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일년 치 조상제사를 한 날에 몰아서 모두 지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망자가 사망한 날이 아닌 살아있던 날에 지내는 것으로 날짜도 완전히 틀린 것이며, 제사의 형식만 취하는 것일 뿐 조상에게 음식을 공양하는 제사의 의미도 없이 제삿날을 단지 후손(後孫)들이 저녁 겸 술 한잔 마시며 먹고 즐기는 날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상의 영혼(靈魂)들은 제삿날 자시가 되어 제사상을 받으러 왔다가 이미 상을 치워버린 것을 알고는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후손들의 꿈에 조상들이 나타나 배가 고프다고 하는 꿈을 꿨다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제사를 이런 식으로 지내왔다는 것을 나태내는 것이며 조상들이 배가 고프니 제사 좀 제대로 지내달라고 간절히 호소(呼訴)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술 마시고 흥청망청 노는 일에는 밤을 세워가며 즐겨도 일년에 몇 번 안 되는 제삿날은 밤 12시(子時)를 지키는 것이 귀찮아 일찌감치 끝내버리는 것은 매우 잘못된 풍조이며 배은망덕(背恩忘德)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조상을 경시하고 어찌 자신은 후손들에게 대접받을 수 있겠습니까. 자신이 조상을 제대로 모시고 받들 때 자신도 또한 후손들로 부터 공경받고 죽어서도 공양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