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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입산수행시에 겨울을 택하는 이유

현도학회 2005.03.08 12:46 조회 수 : 2705

겨울에 입산하여 수행한다고 하니 어떤 사람은 왜 하필이면 그 추운 겨울을 택해서 입산하느냐고 묻는 이도 있고, 혹자는 겨울에 입산하여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는 있으되 그 이유는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는 이들도 있어 그에 따른 이치를 설명하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입산하여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이들 중에는 옛부터 농번기에는 일을 하다 농한기인 겨울에 입산하여 수행했기 때문에 지금도 그렇게 한다고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겨울을 택하여 입산하는 데에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음력은 달의 공전을 기준으로 하여 만들어진 달력이지만 달이 모습이 나타나는 것은 1일, 2일이 지나고 3일이 되는 날부터 초생달이 보이기 시작한다.

씨앗을 뿌리고 싹이 나오는 것도 뿌린 후 1일, 2일이 지나고 3일이 되어야 싹이 나오기 시작한다.

사람이 임신하는 것도 1개월, 2개월까지는 임신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3개월이 되어서야 배가 불러오고 입덧을 하여 임신한 것을 알게 된다.

한해가 시작되는 것도 현재에는 입춘부터로 알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설에 한해가 시작되어 대설, 소한에는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다 입춘이 지나서야 비로소 봄의 따스함이 점차 느껴지기 시작한다.

즉 모습은 드러나지 않지만 달이 뜨는 것은 1일부터 시작이고, 움이 트는 것의 시작도 씨앗을 뿌리는 그날부터 이미 시작된 것이고, 한해의 시작도 대설에는 한 겨울이지만 이 때부터 이미 한해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때를 잉태가 시작되는 시기로 보면 된다. 즉 만물은 모습은 나타나지 않아도 잉태의 준비기간을 거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입산수행하는 것도 바로 잉태가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들어간다. 즉 천지의 변화에 따라서 기운이 새롭게 시작되는 시기에 맞추어 입산하는 것이다. 이것이 겨울을 택하여 입산수행하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대설에 맞추어 입산하는 것이 아니고 대설 전에 대략 보름에서 열흘 정도의 여유기간을 두고 길일을 택하여 입산한 후 대설까지 준비기간을 거쳐 대설 이후에는 정상궤도에 올라 본격적인 수행에 들어가게 된다.

대설 전에 입산하여 여유기간을 두는 것은 시속 300km로 달리는 고속철도도 처음부터 시속 300km의 속도로 급발진 하지 않고, 출발하고 점차 속도를 더하여 시속300km에 이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여기면 될 것이다.


[참고]
100일 기도란 말이 생겨난 것도 이와 같은 이치에 맞추어 생겨난 것이라고 여기면 된다.

입산하여 수행할 때에도 대략 두 달 가량이 지나면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여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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