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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원평론

천도가 필요한 시기인가?

현도학회 2004.06.10 12:18 조회 수 : 2868

지금 우리에게 도읍지를 옮기는 천도가 필요한 시기인가?

지난대선에서 느닷없이 등장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지금 17대 총선을 승리로 이끈 여당과 노대통령에 의해 절차를 밟아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처음에는 정부의 행정부처 몇 개를 옮기는 행정수도의 이전이었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고 있는 지금 행정수도의 이전은 사실상 국가의 수도를 옮기는 천도의 개념으로 바뀌었다.

수도이전은 박정희 대통령 당시 국가의 안보적인 이유로 처음 논의가 시작되었던 정책이다. 휴전선을 경계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이 평양에 비해 휴전선에서 너무 가까워 방어상의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수도이전을 신중하게 거론하고 검토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실행되고 있는 수도이전 아니 천도는 정책을 뒷받침해줄만한 당위성이 아무것이 없다. 말로는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 운운하고 있지만, 어느 누가 생각해 보아도 국토의 균형적인 발전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남북 대치의 상황은 점차 화해무드가 익어가고 있으며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직감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통일을 대비해야할 시점에서 수도를 남쪽으로 끌어내려 국토의 균형발전 운운하는 것은 남북을 각각 독립된 국가로 영원히 존속시켜 남북을 영원히 분단상태로 고착시키려 하는 민족배반적인  의도이거나, 수도천도의 정책으로 국민을 호도하여 정권을 잡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풀이할 수가 없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은 경제침체와 실업의 증가, 중소기업의 줄도산 등 국가의 산적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 외양으로는 수출이 증가하여 외환보유고는 세계4위를 기록하고 있다지만, 이것은 일부 대기업의 판촉활동과 수출 호조에 의한 성과이지 국가의 전반적인 호조상황은 아니다. 경제성장률을 내세우며 위기를 외면하려 하지만 단순한 숫자가 국민의 생활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국민은 내수의 침체와 정부의 정책적인 공공요금 인상으로 국민의 목을 조르고 있으며 치솟는 물가로 IMF 때보다 더 어려운 생활고를 호소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국가적인 위기라고 호소하고 있는 이 마당에 여당과 국가의 지도자는 과장된 위기라며 외면하고 있고 필요하지도 않은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불필요한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부터 수도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대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없이 즉흥적인 선심성 선거공약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수도이전에 필요한 예산의 규모가 점차 불어나고 있는 것만으로도 익히 짐작하고 남음이 있다. 처음에는 4조 정도의 예산이며 가능할 것이라고 하던 것이 지금은 대충 잡아도 45조가 넘는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히고 있다. 좀더 지나면 수백조원을 거론하지 않을지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 얼마나 어이가 없는 일인가. 박대통령도 재임기간 동안 면밀히 검토하여 추산된 비용이 국민총생산의 4% 이상을 15년 이상 투입해야  수도의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는데, 현재의 진행상황은 사전의 검토나 조사에 대한 참고도 없이 즉흥적 발상으로 내세워진 것임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투입될 예산뿐만이 아니고 수도천도에 따른 사회적인 추가비용은 실로 수년의 국가예산 규모를 초월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가 150조에 이르고 있는데, 앞으로 통일이 가까워지면서 그에 따른  통일비용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지금 미국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주한 미군의 감축정책에 따른 안보공백을 메꾸고 자주국방을 실현하기 위해 추산되는 비용이 64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가 되었다.

자주국방은 수도이전 정책에 앞서 실현되어야 할 필수적인 국가정책이다. 미국이 현재 우리와 안보동맹을 맺고는 있지만, 우리의 우방이라 믿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우리와 혈맹이라고 대외적으로 표방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그 동안의 미국의 한국에 대한 정책은 솔직하지 못하고 걷과 속이 다른 정책으로 일관되어 왔다. 여러부분에서 들어날 수 있겠지만 미국에 의해 우리가 겪었던 IMF가 그 대표적인 모습이다. 또한 과거 1950년 1월 12일 미국의 국무장관 애치슨이 발표했던 애치슨 라인(태평양에서의 미국의 방위선을 알류샨열도-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으로 정한다고 발언하였다. 즉 방위선 밖의 한국과 타이완[臺灣] 등의 안보와 관련된 군사적 공격에 대해 보장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6·25전쟁의 발발을 묵인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과 1970년 2월 닉슨이 세계에 공포한 대아시아 정책인 닉슨 독트린(① 미국은 앞으로 베트남전쟁과 같은 군사적 개입을 피한다. ② 미국은 아시아 제국(諸國)과의 조약상 약속을 지키지만, 강대국의 핵에 의한 위협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란이나 침략에 대하여 아시아 각국이 스스로 협력하여 그에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③ 미국은 ‘태평양 국가’로서 그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하지만 직접적 ·군사적인 또는 정치적인 과잉개입은 하지 않으며 자조(自助)의 의사를 가진 아시아 제국의 자주적 행동을 측면 지원한다. ④ 아시아 제국에 대한 원조는 경제중심으로 바꾸며 다수국간 방식을 강화하여 미국의 과중한 부담을 피한다. ⑤ 아시아 제국이 5∼10년의 장래에는 상호안전보장을 위한 군사기구를 만들기를 기대한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은 언제라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등을 돌릴 수 있는 나라이다.

미국의 그러한 모습들은 이미 미국의 대만과 중국에 대한 정책이나 이라크에 대한 정책 등 세계 여러 곳에서 그들이 세계적으로 펴나가고 있는 정책에 잘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정책에서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대비해야 한다. 지금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을 들먹이며 우리나라를 농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미군을 감축시켜 그 공백을 미국산 무기판매로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명백이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정부는 현명한 대처로 무기도입을 다국적화시켜 미국이 지원을 중단했을 때에도 별다른 안보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하며, 자체적인 무기개발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또한 미국과 맺은 각종조약으로 인해 제한을 받는 무기개발을 과감히 혁파해야만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각종 조약에서 대부분이 우리에게 불리하고 미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루어져 왔다. 이것은 우리 정부가 미국의 눈치나 보며 당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고  지금 우리나라의 주변은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4대 열강이 대립하고 있다. 그 중앙에 있는 우리나라가 입지를 확고히 하고, 세계의 무역전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구비해야할 조건이 막강한 군사력이 뒷받침된 국력이기 때문에 자주국방은 그 어떤 정책보다도 최우선시 되어 실행되어야 할 정책이다. 그 어느 나라에도 우리의 국방을 의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수도천도를 한다면 그 막대한 예산은 무엇으로 충당할 것이며, 통일은 어떻게 감당할 것이고 자주국방은 무슨 예산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대책도 대안도 없는 정책을 들먹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수도이전 착공을 2007년에 하겠다는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는 다음 대선까지 이 정책으로 충청권의 민심을 사서 자신을 보호해줄 안전한 대선 주자를 안착시키는데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결국 수도이전은 국가의 미래나 이익은 안중에도 없는 한 개인과 여당의 개인주의적 발상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정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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